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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사연

9명에게 생명을 나눠 주고 하늘의 별이 된 여인

지난해(2020년) 9월 3일 태풍 ‘하이선’ 탓에 많은 비가 내리고 강풍이 불었다.

북구 제2만덕터널을 빠져나오던 김채연 씨의 차가 빗길에 미끄러졌고, 

하필 가드레일이 설치되지 않은 좁은 공간으로 빠져 차량은 4.4m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그리고 운전자 김채연 씨는 뇌사판정을 받았다.

당시 그녀의 나이 22살이었다.

병원에서 소생 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을 하면서 가족들에게 조심스레 장기기증에 대해 언급했다.

가족들은 장기기증이라는 단어가 죽음을 인정하는 것 같아 무섭게 들렸고, 또 함께 고민했다.

그러다 채연이라면 어떤 결정을 내릴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고 김채연씨의 생전 모습 



채연씨는 성격이 밝았고, 대학 졸업 뒤 백화점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구김 없고 긍정적인 성격 덕에 일을 좋아했고 동료들과도 살갑게 지냈다.

채연씨의 엄마는 "그런 딸이라면 괜찮아, 엄마. 좋은 일을 하는 건데…”라며 승낙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언젠가 TV에서 장기기증 프로를 보며,

“저런 일 있으면 나도 기증할래”라고 했던 것도 떠올랐다.

뇌사 판정 뒤 일주일 만에 자가 호흡마저 어려워지자, 가족들은 장기기증 의사를 밝혔다.

그렇게 채연 씨는 9명에게 생명을 나눠주고 별이 되었다.

각막이나 콩팥 같은 장기 외에도 피부조직 등을 화상 환자들에게 이식해 준 것을 포함하면,

수혜자는 배로 늘어난다고 한다.

부산 지역 장기기증 역사에서 가장 많은 수다.

 

 

아름다운 일이었지만, 가족은 만감이 교차했다.

채연씨의 어머니는

“좋은 일인 건 알지만, 수술실 밖에서 너무 많이 울었다”며

“기증으로 채연이가 너무 가벼워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딸에게 가혹한 일을 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고 당시를 회상한다. 

그리고 딸의 책상에서 장기기증 서약서를 찾았다.

어느 행사장에서 받아온 서약서를 이름까지 써 놓고 고이 간직해 온 것이다.

늦게 발견된 서약서가 가족의 결정을 응원하고 위로하는 딸의 메시지 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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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이런 고운 분들을 하늘의 별이 되게 하신 것이 아닌지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