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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정보

부채춤이 한국 현대무용이라구요?

그렇다. 부채춤은 한국 전통무용이 아니라 현대무용이다.

양손에 접부채[摺扇]를 들고 추는 춤으로 1954년 11월 김백봉에 의해 창작된 춤이다. 

 


1. 부채는 무당춤, 탈춤, 줄타기, 판소리 등한국 연희사에서 소리를 하거나 춤을 추는 데 귀중하고 주요한 도구로 쓰였다. 이런 부채를 양손에 들어 접고 펴고 감고 어르는 등의 부채사위를 중심으로 춤추는 부채춤은 한국무용사의 근·현대 과정에서 서양식 무대로 옮겨지는 변모과정을 거쳐 예술적으로 새롭게 창출되어 발전한 작품이다. 

 

 

2. 부채춤은 1954년 11월 26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시공관에서 ‘김백봉무용발표회’를 연 것이 공식적인 초연初演이다.

당시는 독무獨舞로 추었으며 삼불선三佛扇이 그려진 접부채와 붉은 띠로 허리를 잘록하게 맨 고구려 풍의 몽두리蒙頭里를 변형한 복식을 하였다. 초연 후 문화영화로 제작되어 무려 20만 회를 웃도는 상영기록을 세웠다.

 

3. 이후 국내는 물론 정부기관이나 공공단체에서 계획하는 해외무대에서 주종으로 올려지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춤의 하나로 그 이름과 존재성이 알려지게 되었다.

 

 

4. 부채춤 하면 으레 당의唐衣 풍의 복식을 입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1964년 제12회 도쿄올림픽 문화 축전과 베트남, 캄보디아, 홍콩 등지의 문화사절단 순회공연 때부터다. 자수화가 곁들어진 엷은 황금색 당의와 홍색 계열의 통치마는 볼륨감과 약동성을 간직하면서도 곱고 고고한 느낌을 강조하는 부채춤의 정서와 조화를 이룬다.

 


5. 독무의 부채춤이 군무로 재구성되어 발전하게 된 것은 1968년 멕시코올림픽 때이다. 

스포츠제전과 병행하여 개최된 세계우수예술제전과 세계민속제전에 파견할 한국민속예술단의 작품을 마련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특히 올림픽 정신에 호응하는 집단 형태의 무용과 힘의 응결이 표상表象될 수 있는 대형의 구상으로 창출된 꽃모양의 도형은 부채춤의 또 하나의 상징이 되었다. 이 구도의 목적은 단순한 꽃의 형상이 아니며 국화인 무궁화가 만개하고 확산되는 표현 형식을 통해 민족에 대한 번영 및 자부심과 같은 강한 민족애를 표현한다. 군무 복식에 나타난 상징적 의미도 분홍색 당의와 보라치마, 옥색 당의와 주홍색 치마가 움직임과 함께 무궁화의 이미지를 이끌어 낸다. 

이 시기에 부채 그림도 삼불에서 목단꽃 그림으로 바꾸어 부채와 무복이 조화롭게 어울리도록 조형하였다.

 

 

6. 부채춤의 반주음악은 서울・경기소리 지역의 대표적인 민요인 <창부타령>이며 굿거리장단과 빠른 자진모리장단으로 변박하여 복합적으로 바꾸어 사용한다. 선율의 길이도 자유자재로 변화시켜 2배수 또는 3배수까지 늘려 잡기도 한다.

 

7. 부채춤은 우주 만물이 끊임없이 회생하는 삼라만상의 진실, 그리고 일상적 흐름의 윤회를 주제로 한다. 부채춤에서는 태양과 공기 그리고 하늘, 땅, 바다 등과 같은 자연의 소재가 작품 전반에 걸쳐 아름답게 묘사되는 자연친화 사상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일터로 나가서 얻은 수확의 기쁨, 그 후에 찾아오는 나른한 휴식에 대한 감사 등 평범한 인간의 일상에 대한 표현에서는 서민적이고 소박한 심상을 엿볼 수 있다. 따라서 조형하는 일체의 춤사위는 철저하게 목적을 가지고 표현된 것으로써 부채춤 전체에서 보여 주는 것은 이 세상에 살아 있는 모든 것들, 즉 생명력의 표현이다.

 

 

8. 김백봉 부채춤은 1992년 사단법인 한국무용협회에서 명작무로 지정되었으며, 2014년 10월 15일 평안남도 무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 등록되었다.

9. 부채춤이 표현하고 추구하는 미의식은 우리 춤의 전통적 깊이와 현대적 미의 오묘한 조화, 정재무용적인 것과 민속무용적인 것의 조화이며 형태적 특징은 중후함, 유연함, 탄력성을 들 수 있다.

 


부채춤은 한국 전통연희와 의례에서 활용되는 부채 이미지를 재해석하고 신체적 기법과 무용예술적 미에 부합되도록 승화시켰다. 이것은 한국 20세기 근대 무대 형식의 무대예술 정착과 무용예술의 본보기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한국무용의 폭넓은 수용과 창안 그리고 전통의 계승과 맞물려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위 내용은 한국민속대백과사전을 참고하여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