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공 거죽은 줄고 우둘투둘하게 변신
축구경기가 시작되면 축구팬의 시선을 잠시도 떼지 못하게 하면서 울고 웃게 만드는 주인공은 바로 축구공이다. 불운이 찾아오면 압도적으로 경기를 지배하더라도 축구공은 골대에 계속 맞고 튀어나오기 일쑤이고, 반대로 행운의 여신이 미소를 지으면 축구공은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가거나 심지어 상대방 수비수의 몸에 맞고 들어가는 자책골로 승리를 거두는 경우도 있다.
축구경기를 드라마틱하게 만드는 축구공은 무엇보다 완벽한 구형이어야 한다. 과거에는 완벽한 구형에 가장 가깝게 만들기 위해서 정다면체 중 면이 가장 많은 정이십면체를 이용했다. 정이십면체는 정삼각형 20개로 구성된 정다면체인데, 12개의 꼭짓점에서 다섯 개의 정삼각형 면이 만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정이십면체에서 꼭짓점 12개를 균일하게 깎으면 정오각형 모양이 생기는데, 결국 20개의 정육각형과 12개의 정오각형이 조합된 형태로 바뀐다. 정이십면체에서 뾰쪽한 꼭짓점이 깎았기 때문에 원형에 더 가까워지는데, 이 형태에서 정오각형 부분을 검게 칠한 것이 바로 축구하면 떠오르는 점박이 축구공이다.
정육면체 20개와 정오면체 12개 등 총 32개의 거죽(Panel)을 사용하는 점박이 축구공은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공인구를 처음 지정한 1970년 멕시코 월드컵 공인구 ‘델스타(Telstar)’부터 2002년 한일 월드컵 공인구 ‘피버노바(Fevernova)’까지 계속 사용된 방식이다. 변화는 거죽을 꿰매는 대신 특수 접착제로 붙이고 고른 구면을 위해 이음새를 줄이려는 노력으로 나타났다.
2006년 독일 월드컵 공인구인 ‘팀가이스트(Teamgeist)’는 14개 거죽,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공인구인 ‘자블라니(Jabulani)’는 8개 거죽,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공인구 ‘브라주카(Brazuca)’는 6개 거죽으로 축구공의 거죽 수는 계속 줄어들면서 더욱 구형에 가깝게 변해왔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공인구 ‘델스타18(Telstar 18)’는 그 전과 동일한 6개 거죽을 사용하는데, 공의 속도와 위치를 추적하는 NFC(근접무선통신) 칩을 넣어 공이 골대나 파울라인을 넘어섰는지를 알려준다.
현대의 축구공이 과거와 달라진 또 다른 특징은 표면이다. 축구공은 예전에는 매끈하게 만들었는데, 지금은 표면을 우둘투둘 하게 굴곡이 있도록 만든다. 표면이 우둘투둘한 이유는 축구공의 속도를 높이고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다. 표면이 우둘투둘한 축구공은 강하게 발로 차면 날아갈 때 공의 표면에 난류가 발생돼 공기와의 마찰력은 줄어들고 양력은 커져서 더 빨리, 더 멀리 날아가도록 도와준다.
이 외에도 축구공은 쉴새 없이 강력한 킥을 하더라도 내부 압력과 형상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비가 올 때도 경기를 진행하는 특성상 축구공이 물을 흡수해 무거워져서는 안 되기 때문에 방수능력은 필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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