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여성 1인당 출산율이 70년 2.48명에서 2014년 1.86명으로 떨어졌다. 한국은 같은 기간 4.53명에서 1.21명으로 수직 하락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통계가 작성된 1980년 3.14명을 기록한 뒤 2005년 2.84명으로 최저를 찍은 뒤 2010년부터 다시 3명을 넘어섰다.
한 인터넷방송에서 이스라엘의 출산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군입대라고 설명하였다. 이스라엘은 여성도 군대에 가야 하는데, 여성이 군대를 합법적으로 가지 않는 방법은 바로 결혼해서 아이를 출산하는 것이다. 결혼해서 애를 낳으면 징병에서 제외되는 것인데 이것이 실제 출산율 높이는 원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사실 이스라엘은 높은 출산율에도 불구하고, 25-54세의 일하는 여성의 비율은 OECD 평균에 비해 7% 높다
이렇게 된데에는 세 가지 요인이 있는데, 첫째는 성서학적 관점이고, 둘째는 홀로코스트에 대한 기억, 그리고 셋째가 출산에 대한 이스라엘 사람들의 인식과 문화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이스라엘의 출산율이 높은 건 유대교 율법에 충실한 유대인들의 가치관이 큰 몫을 차지한다. 로이터통신은 “초정통파 유대인들이 출생에 민감한 건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성경의 가르침에 충실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성서학적 관점에서 자손을 번성시켜야 한다는 믿음(창세기 구약 관련)이 있고, 홀로코스트를 거치며 유대인 인구가 전체의 1/2인 6백만명으로 줄어들었던 아픈 기억에 대한 반작용이 또 하나의 배경이다.
팔레스타인과의 인구 경쟁도 출산율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2차 세계대전 과정에서 600여만 명의 유대인들이 학살당한 홀로코스트의 기억과 팔레스타인과의 인구 경쟁에서 뒤쳐져 아랍 인구에 압도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인구 증가에 큰 몫을 한다”고 분석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을 포함할 경우 유대인과 아랍인 인구는 각각 630만 명 수준으로 비슷하다.
놀라운 점은 2015년 처음으로 유대인 출산율(3.16명)이 아랍 출산율(3.11명)을 넘었다는 것이다.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된 이래 4차례의 중동 전쟁, 두 번의 가자 전쟁(Gaza war)을 거쳐 영토를 확장하면서 이스라엘이 가장 두려워했던 것 중 하나는 아랍인들이 아이를 많이 출산하여 수적으로 우세해져 이스라엘을 잠식하는 시나리오였다.
특히 이스라엘이 건국된 이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가 70년 이상 지속 되어 오는 가운데, 불분명한 국경으로부터 발생한 긴장과 갈등의 부산물, 즉 아이를 많이 낳는 것이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을 확보하는 수단이 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로 이어져 왔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스라엘의 유대인 인구의 약 20%에 해당하는 하레디(초정통 유대교)가 평균 6명 이상의 자녀를 낳고 있다는 점도 이스라엘이 높은 출산율을 떠받치고 있다.
그러나 재밌는 점은 이스라엘 내의 세속적인(비종교적인) 여성들도 평균 3명의 자녀들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고학력에 직장을 가진 엄마들임에도 불구하고, 왜 이스라엘 사람들은 더 많은 아이를 가지려고 하는 걸까? 다수의 20-30대 한국 여성들은 '아이를 갖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보다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여성의 사회 참여가 증가하면서 아이를 갖는 것이 자신의 커리어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부담감, 아이를 낳게되면 많은 시간과 금전적 부담이 생긴다는 점,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에 대한 걱정이 출산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만든다.
반면, 이스라엘 여성들은 아이를 갖는 것은 기쁨이며, 축복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한국에서 5년 이상 거주했던 유대인 친구는 한국 여성들이 '출산=피하고 싶은 일, 금전적 부담이 되는 일'이라고 이야기 했을때 일종의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고 이야기 한다. 이스라엘은 아주 어렸을 적 부터 아이를 갖는 것을 기쁜 일이자, 행복한 일로 인식하는 사회 분위기, 교육 제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출산에 대한 사회적 지원도 매우 후하다. 15주간의 유급 출산 및 육아휴가가 인정되고 불임치료중인 여성에게도 연간 최대 80일의 유급휴가가 주어진다. 이스라엘의 합계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수위다. 이스라엘은 상당 수 국가가 아직 원칙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대리출산도 인정하고 있다. 1996년 혼인관계 유무에 관계없이 이스라엘 국적의 남녀 커플에 대해 국내에서의 대리출산이 합법화됐다. 보건부에 따르면 작년까지의 20년간 824명이 대리출산으로 태어났다. 보건부 전문위원회가 대리모와의 계약서를 심사해 승인하며 대리모가 출산한 후 양친이 재판절차를 거치면 실제 자녀로 인정받는다.
또한 여성의 유연근무제도에 대한 남성 상사들과 조직의 문화가 다르다. 직업과 직종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아침 7시에 출근하여 오후 2-3시에 퇴근하고 필요하면 아이를 직장에 데려오더라도 문제 삼지 않는 문화가 이미 정착되어 있다.재택 근무하는 한 여성이 집에서 아이 때문에 직장에 이메일 답변이 늦었다고 당당히 이야기 할 수 있는 문화라는 것도 여성의 출산율을 높이는 요인이기도 하다.
여기에 정부도 부부가 한 해에 최대 4차례 체외 인공수정을 지원하고, 아이 한 명을 낳으면 출산지원금(46만원)과 보조금(매달 6만원)을 준다. 3살부터 고등학교까지 무료 교육을 제공하는 등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정부 정책도 한 몫 했다.
(참고 : https://news.joins.com/article/19987822, https://steemit.com/kr/@junn/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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