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에서 이번 고성, 속초 화재 출동했던 소방관님의 사연이 소개되었습니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사연을 공유하고 싶어 타이핑 쳐서 올립니다.
글재주 없는 남편이 꼭 전해주었으면 하는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나도 남편만큼 글재주는 없지만 귀 기울여 듣고 몇 자 적어본다.
남편은 OO소방서에서 소방관으로 일하고 있다. 지난 금요일 새벽 전체 비상소집명령을 받고 속초로 진화작업 지원을 갔다. 남편이 도착한 현장은 이미 전소가 되어 달리 해드릴 수 있는 것이 없었다고 한다. 건물 뼈대만 남은 곳에서 잔화정리를 하고 있는데 주민 분들께서 간식과 음료수를 갖다 주시면서 고맙다고 인사를 하셔서 너무 감사하고 안타깝고 죄스러운 마음이었다고 했다. 무거운 마음을 안고 돌아오는 길 휴게소에서 잠깐 화장실에 들렀다가 차로 돌아가려는데 카페에서 남편과 다른 소방관들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단다. 무슨 일인가 싶어 커피 판매대로 가보니 직원분이 하시는 말씀이 “어떤 분께서 휴게소에서 소방관 분들이 오시면 이 돈으로 무조건 따뜻한 커피 한잔씩 드리라고 돈을 맡기고 가셨다면서 커피 한 잔씩 드시라.”는 거였다.
남편은 얼굴도 모르는 시민 분께서 주시는 커피 한잔덕분에 얼마나 큰 힘을 얻었는지, 얼마나 감사한지 전하고 싶다고 했다. 소방관들도 출동을 할 때면 긴장은 한다. 무서움에서 오는 긴장이라기보다 스스로에게 한 치의 실수조차 용납할 수 없다는 심정에서 오는 긴장이다. 그리고 현장에서 아무리 일을 잘 해내고 왔을지라도 모든 것을 잃은 현장을 봤으니 더 잘했다면 조금 더 빨랐더라면 하는 후회가 남아 마음이 무겁고 몸이 지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커피 한 잔이 '당신마음 다 알고 있다' 말해주는 것 같아 감사했단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많이 힘드실 이재민 분들에게 이렇게 곳곳에서 함께 극복하려하고 응원하고 노력하고 있으니 조금만 더 힘내시라고 전하고 싶다고 했다.
제대로 썼는지 모르겠지만 남편과 소방관들의 마음이 잘 전해지길 바라면서 이만 줄인다.
휴게소에 소방관들이 들릴 거라 짐작하고 돈을 맞긴 분. 존경스럽네요. 그리고 그 약속 끝까지 지켜준 카페 직원분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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