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동사연

새벽 신문배달하다 오열한 사연

사정이 생겨서 신문배달을 병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새벽1시부터 4시까지 고급 아파트 단지에 신문을 배달하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신문을 배달하는데 작은 메모가 하나 붙어있더군요.

60년동안 구독중인 구독자인데, 감사하다고 수고가 많다며, 앞으로는 신문함에 넣어달라고, 신문함을 만들어 놓으셨더라고요. 




보통 신문배달을 빨리해야하다보니 문 앞에 던지고 가는데, 붓글씨로 한자 한자 정성스럽게 쓰신 메모와 조잡하지만 직접만드신 신문함을 보고 그럴수 없어 그집만큼은 문앞까지 조용히 걸어가 신문함에 넣고 가곤 했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신문함에 신문을 넣으려고 또 살금 살금 걸어가는데 갑자기 현관문이 열리더군요. 깜짤놀래서 엘리베이터로 후다닥 뛰어들어갔는데...(제가 왜 그랬는지 모르는데,,, 그냥 뭔가 신문배달할때 구독자랑 마주치면 안될거 같았습니다.)


구독자분이 "잠시만요!"하고 절 부르시더군요.

저는 무슨 문제가 생긴줄 알고 긴장된 마음으로 다시 엘베를 나서보니 80은 넘어보이시는 할아버지께서 한손에 귤과 따뜻한 음료를 들고서 저에게 건네주셨습니다.

날이 추운데 고생한다. 정말 감사하다. 

그러시면서 절 빤히 보시더니 몇살이냐고 물으시더군요. 어리게 생겼는데 왜 이런일을 하냐시면서요.


그날따라 기분이 싱숭생숭하기도 하고 인생에 대한 좌절감을 조금 느끼던 찰나였어서 그랬을까요.

저도 모르게 하지 않아도 되는 제 이야기를 할아버지께 하고 말았습니다.

중간에 진로를 변경해서 남들보다 시작이 늦었다. 그러다 문제가 생겼고, 이런저런 일을 하며 취준중이다가 곧 어머니 환갑이라 환갑기념 여행을 보내드리려고 신문배달중이다. 등등


말을 하다보니 저도 모르게 울컥하더군요. 왜 잘 풀리던 인생이 이렇게 꼬일까 싶은 마음이었고, 남들 다자는 시간에 피곤한 몸으로 찬바람 맞으며 이리저리 뛰는 제모습이 초라하고 속상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할아버지께서 제 손을 꼭 잡아주시더니, 자기가 살아보니, 끝까지 포기하지않고 열심히 되면 꼭 빛을 볼거라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할아버지의 손은 정말 따뜻했습니다. 꽁꽁얼었던 제 손에 할아버지의 온기가 퍼지면서 좌절감으로 꽁꽁 얼어붙었던 제맘도 사르르 녹기 시작했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돈도 꿈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건강이 최고라며 배달할 때 차조심하고 몸조심하라고 신신당부하시곤, 저를 꼭 껴안아주시고 들어가셨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갑자기 눈물이 터져서, 오토바이 세워놓고 아무도 없는 새벽에 소리 없이 울었습니다ㅠ

힘들고 지쳐 쓰러질것 같을때면, 어디선가 낯선 위로의 손길들이 등장해 다시한번 마음을 다잡게 됩니다.

어머니는 하나님이 도우시는거라고 하시는데,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날은 계속 추워지고, 나이는 계속 먹어가고, 사는건 여전히 힘들지만, 저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제길을 위해 달리렵니다! 


그동안 도움주신 모든 분들에게 보답하는 그날까지 더 열심히 살렵니다!


감사합니다. 다들 행복하세요"!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