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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사연

90세에 개인전시회 준비하는 동네화가 조미수 할머니

-동네화가 조미수 할머니(90세), 화가로 멋진 노후를 보내고 있는 조미수 할머니의 꿈 


창녕군 부곡면에 사는 조미수(90) 할머니는 동네에서 화가로 통한다. 

조이수 할머니는 1930년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 학교에서 초등 3년 과정 교육까지 받고, 16세 때 창녕 영산으로 왔다. 18세 때 부곡에 사는 남편과 결혼해 지금까지 부곡에서 살고 있다.




할머니는 어렸을 때부터 그림에 소질을 보였다. "일본서 학교 다닐 때 그림을 잘 그려서 선생님들한테 칭찬받았고 교실에 내 그림이 걸려 있었다"고 할머니는 회고했다. 하지만 결혼하고 시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농사일, 시부모 공경, 남편 뒷바라지하느라 여념이 없어 그림은 조 할머니 머릿속에서 잊혔다. 


51세 때 시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에야 할머니는 무심코 자연 풍경을 바라보다가 그림이 그리고 싶어져 틈틈이 붓을 잡았다.


"나이를 먹으니까 옛날에 그림 그렸던 게 생각이 나더라고. 뭐든 그리다 보니까 그림이 좀 되는 거라. 그래서 자꾸 그렸지."


할머니 작품은 모두 수채화다. 그림 그리는 도구는 스케치 연필과 학생용 물감이 전부다. 보통 한 달에 2~3점을 완성한다. 조 할머니가 지금까지 20여 년간 그린 작품 수는 40~50점 정도다. 그린 작품들은 3남 3녀 자녀 이사 때나 특별한 날 나눠줬다. 부곡면사무소, 부곡마을회관, 부곡농협 등 관공서와 마을 떡집 등 지인들에게도 선물로 기증했다.


할머니는 그리는 게 큰 '낙(樂)'이다. 이 즐거움을 주변 사람과 나눠오다가 세상에 이름 석 자를 남겼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90년 인생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심정 같았다.


"동네 사람들은 뭐할라고 그림을 그려삿노 하는데, 나는 그림을 그리면 지겹지도 않고 기분이 너무 좋은 거라. 죽기 전에 (그림 잘 그린다고) 이름 한 번 알리면 좋겠는데…."


할머니 둘째 딸 이선숙(58) 씨는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교과서에 실린 그림들을 엄마가 다 그려줬다"면서 "아까운 솜씨를 갖고 있는 엄마를 많이 자랑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 할머니도 "그동안 그리고 기증했던 작품들을 모아 조그만 개인 전시회를 했으면 정말로 좋겠다"며 화사하게 웃었다.


 (이 글은 도민일보 이수경 기자의 기사를 재편집했습니다. 원문 클릭